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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늙은 흑인과 훈장 줄거리 및 독후감<책>(페르디낭 오요노)

by 비츠로K 2024. 9. 19.

책을 시작하며

 

페르디낭 오요노의 늙은 흑인과 훈장은 식민지 시대의 고통과 아이러니를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한 노인이 평생을 바친 충성에 대해 마지막에 얻은 것은 단지 훈장뿐이라는 사실이, 삶의 부조리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 이야기는 식민주의의 폭력적인 현실을 섬세하게 드러내면서도, 유머와 풍자를 통해 독자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 역사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인간의 존엄과 자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 소설은 꼭 읽어야 할 고전입니다.

 

늙은 흑인과 훈장
늙은 흑인과 훈장

 

저자, 시대적 배경

 

페르디낭 오요노(Ferdinand Oyono)는 1929년 카메룬에서 태어난 작가이자 외교관으로, 그의 작품은 아프리카 식민지 시대의 사회적, 정치적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늙은 흑인과 훈장은 1950년대 프랑스 식민 통치 시기를 배경으로, 당시 아프리카인들이 겪었던 억압과 굴욕을 강렬하게 그려냅니다. 이 소설은 식민지 체제 아래에서 아프리카인의 삶과 서구 제국주의의 이중성을 비판하며, 권력과 정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제기합니다. 오요노는 이를 통해 식민주의의 부조리함을 고발하고 아프리카의 자각과 해방을 촉구했습니다.

 

줄거리

 

페르디낭 오요노의 늙은 흑인과 훈장은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에서의 부조리한 현실을 날카롭게 그려내며, 한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제국주의의 모순과 인종 차별의 비극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므카마’라는 늙은 흑인으로, 그는 평생 동안 프랑스 식민지 관리들을 위해 충성스럽게 일한 인물입니다.

므카마는 식민 정부로부터 그들의 문화와 질서를 배우고 충성을 다하며 살아왔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훈장을 받을 날을 기대합니다. 그는 군에서 하사관으로 복무하며 프랑스 제국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훈장이라는 서구식의 명예는 그에게 있어 평생의 헌신을 보상받는 중요한 순간이자, 자신이 '존중받는 인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상징으로 느껴집니다.

 

 

소설은 므카마가 훈장을 받는 날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드디어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마을 사람들도 므카마가 훈장을 받게 되면 프랑스인들과 같은 대접을 받게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그는 이 영광스러운 날을 위해 자신을 단정하게 꾸미고,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준비합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훈장을 받는 장면에서부터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므카마는 프랑스 식민 관리로부터 훈장을 받는 순간에도 그들이 자신을 여전히 낮은 계급의 사람으로 대우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훈장을 받았지만, 여전히 그들의 눈에선 조롱과 무시가 보입니다. 결국 이 훈장은 서구 제국의 위선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한평생 그토록 충성해온 제국에 속고 있었음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훈장을 받은 뒤 므카마는 마을로 돌아가지만, 그의 마음은 혼란에 빠집니다. 그는 훈장 하나로 자신의 인생이 바뀔 거라 믿었지만, 현실은 그와 달랐습니다. 마을 사람들 역시 그의 훈장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므카마가 기대했던 영광은 허망하게 끝이 납니다. 

 

결말

 

페르디낭 오요노의 늙은 흑인과 훈장의 결말은 깊은 슬픔과 아이러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인공 므카는 평생을 프랑스 식민주의에 충성하며 살아왔고, 그 보상으로 훈장을 기대하지만, 결국 그가 받은 것은 그의 헌신에 대한 진정한 인정보다는 형식적인 대우뿐이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순간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훈장을 받기 위해 떠나는 여정에서 이루어집니다. 므카는 훈장을 받은 후, 자신이 드디어 인정받았다는 착각에 빠지지만, 그의 진정한 꿈은 완전히 부서집니다. 프랑스인들은 그에게 훈장을 주면서도 그의 가치를 진정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결국 그는 자존심과 정체성 모두를 잃은 채로 남겨집니다.

이 결말은 므카가 자신의 삶을 헛되이 바쳤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으로, 독자에게 큰 감동과 동시에 비극적인 무력감을 안겨줍니다. 므카는 결국 그토록 갈망했던 훈장을 얻지만, 그 훈장은 그의 존재를 드높이지도, 그가 꿈꾸던 존엄을 되찾아주지도 못합니다. 그는 결국 철저히 이용당하고 버려진 삶의 덧없음을 깨달으며, 인간의 존엄성과 인종적 억압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깁니다.

 

느낀점

 

페르디낭 오요노의 늙은 흑인과 훈장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다가온 감정은 깊은 슬픔과 분노였습니다. 이 소설은 식민지 시대의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주인공 므카마가 평생을 충성스럽게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철저히 배신당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프랑스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왔고, 그가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훈장은 그를 위한 보상이자 존엄성을 상징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훈장은 결국 그가 희생한 모든 것을 모욕하는 상징이 되고 맙니다.

므카마의 삶은 그 자체로 식민지 주민들의 고통과 억압을 대변합니다. 식민 지배 하에서 그가 겪는 무시와 차별, 그리고 끝없는 순응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으려 했지만, 끝내 그 가치는 부정당하고 맙니다. 그의 꿈과 희망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 나는 그가 느꼈을 절망과 비애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식민지 제국주의가 남긴 구조적 불의와 인간성을 말살하는 폭력을 비판하는 작품입니다. 므카마의 고통을 통해, 나는 인간이 존엄을 잃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현실이 얼마나 가혹한지를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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